
처음, 사랑은 마치 톡톡 터지는 레몬색 물감 같았어.
어색함 속에 감춰진 두근거림, 마주치는 눈빛 속에 번지는 수줍은 미소.
서툰 질문과 엉뚱한 대답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웃었고 시간은 캔버스 위에 흩뿌려진 반짝이는 색모래처럼 흘러갔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의 팔레트에는 잿빛 물감이 섞이기도 했어.
사랑의 무게는 때론 어깨를 짓눌렀고, 믿음절망의 순간들은 캔버스 여기저기에 얼룩처럼 남았지.
사랑의 속임수에 울기도 하고, 후회감정에 휩싸여 붓을 놓을 뻔한 적도 있었어.
문득, 깨달았어.
사랑은 한 가지 색깔로 칠해진 그림이 아니라는 것을.
기쁨의 핑크, 설렘의 오렌지, 때로는 슬픔의 블루까지, 다양한 감정들이 섞여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감정의 파도, 그 자체가 사랑임을.
이제, 나는 안다.
서툰 붓질도, 삐뚤어진 선 하나하나도 우리 사랑의 고유한 색깔이라는 것을.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색깔들을 함께 칠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의 그림을 완성해 갈 거야.
사랑만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마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