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마주한 순간은 어색함으로 가득 찬 빈 스케치북 같았어.
어색한 침묵, 왠지 모르게 굳어버린 표정,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조심스러운 시선들.
마치 처음 사용하는 낯선 도구들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어쩔 줄 몰랐지.
하지만 그 어색함 속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피어나는 웃음꽃은 마치 번개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
서툰 농담에 터져 나오는 웃음, 엉뚱한 실수에 함께 웃는 순간, 서로의 낯선 모습 속에서 발견하는 의외의 공통점들은, 빈 스케치북 위에 조심스럽게 그려지는 연필 선처럼, 우리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갔지.
정처없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은 어색함이라는 껍질을 깨고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어.
마치 얼어붙었던 땅 밑에서 새싹이 움트는 것처럼, 서툰 대화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호감이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
아직은 서툰 스케치이지만, 함께 웃는 순간들의 반짝임은 이 그림이 앞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색깔로 채워질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들어.
어색함 속에서 피어난 웃음꽃은, 사랑의 힘이 가진 묘한 매력으로, 두 사람을 더욱 가까운 곳으로 이끌고 있는지도 몰라.